“인수할 때 이미 있던 계단인데…” 대수선 위반으로 적발된 상가, 철거해야 할까? (실제 상담 사례)

건축사가 상가 내부 계단과 위반건축물 현장 점검하는 모습

상가를 인수할 때부터 존재하던 시설이라면, 나중에 문제가 발생해도 현재 임차인에게는 책임이 없을까요?

얼마 전 한 독자분으로부터 이와 관련해 다급한 문의를 받았습니다. 상가를 인수할 당시부터 1층과 지하층을 연결하는 내부 계단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뒤늦게 해당 계단이 허가 절차를 거치지 않은 시설일 가능성이 확인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건물주가 위반건축물 등재를 우려하여 원상복구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상가 내부 계단이 대수선 위반으로 지적된 경우 어떤 점을 검토해야 하는지 건축사의 관점에서 정리해 보겠습니다.

※ 본 글은 실제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작성하였으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일부 사실관계와 세부 내용은 수정·재구성되었습니다.

사례 개요

문의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상가를 양도양수하여 영업 중
  • 1층과 지하층을 연결하는 내부 계단 존재
  • 해당 계단은 현 임차인이 오기 전부터 설치되어 있었음
  • 최근 위반건축물 문제로 지적됨
  • 건물주는 원상복구 또는 사용 중단을 요구
  • 계단을 막으면 정상적인 영업 동선이 나오지 않는 상황

이런 경우 임차인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억울함이 밀려옵니다.

“내가 만든 것도 아닌데 왜 내가 책임을 지고 피해를 봐야 하나요?”

실제로 이런 유형의 위반은 현장만 보고는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내부 계단이 수년 동안 사용되어 왔다고 하더라도 건축물대장이나 허가도면에 해당 계단이 반영되어 있지 않다면 위반건축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상가를 계약하거나 양도양수할 때는 반드시 건축물대장과 기존 허가도면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부 계단 설치는 왜 ‘대수선 위반’이 될까?

상당수의 임차인 분들은 단순히 철제 계단 하나 놓은 것뿐이라고 생각하십니다. 하지만 건축법의 시선은 다릅니다.

상가 내부를 연결하기 위해 바닥 슬래브를 절단하거나 철거하는 행위는 건축법상 건물의 뼈대인 주요구조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행위입니다. 또한 층간 슬래브를 절단하여 계단을 설치하는 행위는 건축물의 방화구획 및 피난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는 단순한 인테리어 공사가 아니라 구조안전과 피난에 직결되는 대수선에 해당할 수 있으며, 관할 관청의 허가 또는 신고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즉 행정기관은 이를 단순한 인테리어 공사가 아니라 건축물의 주요구조부와 피난·방화 계획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수선 행위로 판단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바닥 슬래브 절단 후 설치된 상가 내부 계단

이전부터 있던 시설이면 책임이 없어질까?

상가를 인수한 분들이 가장 많이 질문하는 부분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기존에 설치된 위반 시설이라고 해서 그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렵습니다.

위반건축물 관련 문제는 일반적으로 현재 건축물의 상태를 기준으로 판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해당 시설을 설치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현재 건축물을 사용하는 임차인과 건물주 모두 영업이나 재산권 행사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양도양수 계약 과정에서 전 임차인이나 공인중개사로부터 위반 사실을 고지받지 못했다면 계약 해지나 손해배상 등 민사적인 책임을 물을 여지는 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법률 판단은 계약 내용과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이는 별도의 법적 분쟁 영역입니다.

실제로는 민사소송이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진행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우선은 현재 위반 상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행강제금만 내면서 계속 사용하면 안 될까?

과거에는 이행강제금을 납부하면서 위반 상태를 장기간 유지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건물주의 반대입니다. 건축물대장에 위반건축물로 등재되면 건물주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부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습니다.

  • 건물 담보가치 평가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음
  • 대출 심사 또는 연장 과정에서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음
  • 건물 매매 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음
  • 다른 호실의 영업신고나 용도변경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음

이러한 이유로 건물주가 원상복구를 요구하는 경우가 실제 현장에서 적지 않게 발생합니다.

철거 전 가장 먼저 검토해야 할 것 : ‘사후 적법화(추인)’ 가능성

이런 상황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철거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 계단이 합법적인 시설로 인정받을 수 있는 상태인지 검토하는 것입니다. 이를 실무에서는 사후 인허가 또는 ‘추인’이라고 부릅니다.

건축사가 현장에서 검토하는 주요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구조안전성 검토 : 슬래브 절단 범위가 적정한지, 필요한 구조 보강이 이루어졌는지 확인합니다.
  2. 피난 및 소방 기준 검토 : 계단 폭은 적정한지, 피난 동선에 문제가 없는지 검토합니다.
  3. 용도 및 면적 기준 검토 : 계단 설치로 인해 변경된 면적이나 공간 구성이 관련 법규에 적합한지 확인합니다.
  4. 건물주의 협조 여부 : 사후 인허가 절차는 대부분 건축주 명의로 진행되므로 건물주의 협조가 매우 중요합니다.

※ 주의할 점 : 사후 적법화가 가능하더라도 기존 위반행위에 대한 이행강제금이 부과될 수 있으며, 관할 지자체의 행정절차에 따라 별도 납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적법화가 원천적으로 어려운 경우는?

물론 모든 위반건축물이 적법화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원상복구가 불가피할 수 있습니다.

  • 구조적으로 안전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
  • 피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 관련 법규상 허용이 어려운 경우
  • 건물주가 인허가 절차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

따라서 인터넷 검색이나 지인의 경험담만으로 판단하기보다는 건축물대장, 기존 도면, 현장 상태를 함께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가 계약 전 내부 계단은 어떻게 확인할까?

실제 상담을 하다 보면 “계단이 불법인 줄 전혀 몰랐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하지만 내부 계단이 오래전부터 사용되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적법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지하층과 1층을 연결하거나 복층 형태로 사용하는 상가의 경우에는 계약 전에 다음 사항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1. 건축물대장 확인

건축물대장에 기재된 층별 면적과 실제 사용 현황이 크게 다르다면 위반건축물 가능성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2. 허가도면 확인

가능하다면 기존 허가도면을 확보하여 실제 현장과 비교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현장에는 계단이 있는데 도면에는 계단이 없다면 과거 무단 설치 가능성을 검토해야 합니다.

3. 건물주에게 직접 확인

계단 설치 시기와 허가 여부를 직접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가능하면 문자나 이메일 등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확인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4. 건축사 검토

수천만 원 이상의 권리금이나 인테리어 비용이 투입되는 상가라면 계약 전 건축사 검토를 받아보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건축물대장과 현장 체크리스트를 확인하는 모습

상가 양도양수 전 현장 체크리스트

기존 시설을 그대로 인수하는 경우라면 다음 항목을 반드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 □ 내부 계단이 허가도면과 일치하는가?
  • □ 복층, 다락, 창고 확장 등 무단 증축 시설은 없는가?
  • □ 건축물대장상 위반건축물 표시가 있는가?
  • □ 건물주가 현재 시설 상태를 알고 있는가?
  • □ 전 임차인이 위반 사실을 고지한 적이 있는가?
  • □ 현재 시설이 영업허가와 충돌하지 않는가?
  • □ 향후 원상복구 요구 가능성은 없는가?
  • □ 필요 시 건축사 검토를 받았는가?

실제로 위반건축물 관련 분쟁의 상당수는 계약 이후가 아니라 계약 이전에 예방할 수 있는 문제들입니다.

건축사의 의견

이번 사례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계단을 당장 철거할 것인가”가 아닙니다. 우선 현재 계단이 적법화 가능한 상태인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철거밖에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던 사례가 적법화 절차를 통해 해결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적법화가 어려워 원상복구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결국 답은 건축물대장과 도면, 그리고 현장 안에 있습니다.

만약 비슷한 상황을 겪고 계신다면 혼자 판단하거나 철거부터 결정하지 마시고, 건축사사무소를 통해 현황 검토를 받아보시길 권장드립니다. 특히 상가를 양도양수하거나 기존 시설을 인수할 예정이라면 “원래 있던 시설이니까 괜찮겠지”라고 생각하지 말고, 계약 전에 건축물대장과 현장 상태가 일치하는지 반드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작은 확인 하나가 향후 수천만 원의 비용과 수개월의 분쟁을 예방할 수도 있습니다.


[함께 읽어보면 좋은 글]

댓글 남기기